Vulnerant Omnes, Ultima Necat
[Review] 맥시멀스러운 미니멀라이프 - 도서 '타샤의 집' 본문
한때 수집욕이 엄청났던 시절이 있었다. 봤을 때 맘에 들어서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면 일단 사고 봤다. 그래놓고 다 쓰지도 못 하고 심지어 아예 포장도 뜯지 않은 물건도 더러 있었다. 먼지만 쌓이고, 자리만 차지하고. 본가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 때이니 가뜩이나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 그 때는 그냥 가지고라도 있어야 왠지 모를 공허함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어렸을 때 갖고 싶은 걸 제대로 가져보지 못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 수집욕이 조금 치료가 되었는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다름 아닌 금융치료 덕이었다. 맘에 들어서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지 아니한가. 요즘에는 오르지 않은 걸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정말 필요한 것만, 정말 쓸 것만 사게 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연스럽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필요한 걸 사서 사용하는 나와 다르게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 바로 ‘타샤 튜더’이다.
타샤 튜더는 미국의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이다. 타샤는 무려 열다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서 살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동물을 키우고, 화초를 가꾸는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23살의 나이에 [호박 달빛]이라는 첫 그림책을 출간했다. 나는 23살 때 뭐했지 [1은 하나], [Mother Goose] 등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는 등, 타샤는 일생동안 약 100여 권의 그림책을 남겼다.
외에도 골동품 수집하는 것을 좋아해, 수십 년간 모은 약 200여 벌의 골동품 의상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1830년대 의상 컬렉션으로 불리며, 록펠러재단이 운영하는 윌리엄스버그 박물관에 기증되기도 했다.
한때 수집욕이 엄청났던 시절이 있었다. 봤을 때 맘에 들어서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면 일단 사고 봤다. 그래놓고 다 쓰지도 못 하고 심지어 아예 포장도 뜯지 않은 물건도 더러 있었다. 먼지만 쌓이고, 자리만 차지하고. 본가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 때이니 가뜩이나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 그 때는 그냥 가지고라도 있어야 왠지 모를 공허함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어렸을 때 갖고 싶은 걸 제대로 가져보지 못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 수집욕이 조금 치료가 되었는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다름 아닌 금융치료 덕이었다. 맘에 들어서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지 아니한가. 요즘에는 오르지 않은 걸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정말 필요한 것만, 정말 쓸 것만 사게 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연스럽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필요한 걸 사서 사용하는 나와 다르게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 바로 ‘타샤 튜더’이다.
타샤 튜더는 미국의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이다. 타샤는 무려 열다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서 살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동물을 키우고, 화초를 가꾸는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23살의 나이에 [호박 달빛]이라는 첫 그림책을 출간했다. 나는 23살 때 뭐했지 [1은 하나], [Mother Goose] 등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는 등, 타샤는 일생동안 약 100여 권의 그림책을 남겼다.
외에도 골동품 수집하는 것을 좋아해, 수십 년간 모은 약 200여 벌의 골동품 의상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1830년대 의상 컬렉션으로 불리며, 록펠러재단이 운영하는 윌리엄스버그 박물관에 기증되기도 했다.

그런 타샤 튜더의 핸드메이드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자세하게 담은 에세이 <타샤의 집>은 타샤의 거주 공간에 일상을 다채롭게 꾸려나간 이야기들과 그 순간들을 담은 사진이 한가득 담겨있다. 지은이에는 타샤 튜더 본인이 등재되어 있지만, 책의 내용은 마치 제3자가 타샤 튜더의 집을 탐험둘러 보면서 느낀 점을 쓴 것 같은 전기傳記에 가깝다.
타샤는 유용한 쓰임새가 없는 장신구나 물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바구니가 야채를 부엌으로 옮기거나 빨래를 빨랫줄로 내가는 데 쓰이지 않는다면, 바구니를 짜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늘 용도에 맞게 바구니를 사용하고, 따라서 바구니를 소중히 여긴다.
타샤의 집에는 많고 다양한 수제 물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필요 없는 물건'을 만들지 않는다. 설령 단순한 '관상' 용도일지언정 그 관상조차 하지 않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그 집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타샤의 집에는 정원부터 안까지 물건들로 가득 차있지만 제각기 쓸모가 있는 물건들만 존재하는, 그녀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겠다.
아쉽게도 나는 손재주가 그렇게 좋지 못 하다. 아니, 어쩌면 무언가를 제대로 완성 시킬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뜨개질이나 이케아 DIY 가구처럼,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대단하고 부럽다고 느낀다. 반면 타샤는 모든 걸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다. 필요한 바구니를 직접 짜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장난감도 직접 만들어서 나눠주기도 했다. 그녀의 손재주가, 인내심이 부러운 순간이다.
책에는 단순히 타샤의 집을 글로 묘사하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로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타샤가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희한하게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아마 타샤에게 있어 물건을 만드는 행위는 단순히 대량생산처럼 팔기 위해 찍어내는 게 아니라, 그녀만의 이유가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타샤의 생활에서는 매사가 미리 착착 준비된다. 특히 비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가 시작된다. 비누를 만드는 때에 맞춰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타샤는 분명하게 말해 둔다. "이런 일들은 하룻밤 사이에 될 수가 없어요. 무엇보다 라드 기름부터 녹여야 되죠. 라드 기름을 녹이는 데만 일주일은 족히 걸리죠.
타샤 튜더는 그 무엇보다도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겠다. 타샤의 집에는 그녀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오로지 내 공간인 작은 방 한 칸도 내가 원하는 대로 꾸미기 어려운데, 타샤는 모든 걸 해냈다. 집 안 뿐 아니라 밖과 정원까지 말이다. 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자주적인 사람인가.
아쉽게도 나는 그 유명하다는 타샤의 정원이라는 그림책을 만나보지 못 했다. 하지만 이번에 타사 튜더라는 작가를 알게 되고,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니 해당 그림책의 내용이 굉장히 궁금해졌다. 책을 통해서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책을 알게 되는 또 다른 경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