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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멘토 8기 4주차 칼럼

베르양 2016. 11. 19. 10:38
안녕하세요 든든멘토 8기의 배지은입니다! 이제 정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고3 수험생들은 오늘도 파이팅 해주시고 아닌 학생들도 공부 열심히 하시길 바라요. 저는 무엇보다도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절대 아프거나 피곤에 치이지 말고 쉴 땐 쉬고 공부할 땐 열심히 공부하기로 해요. 이번에는 제가 근래에 다시 한 번 읽고 감명 받았던 책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해요. 아마 읽어보신 친구들도 많을텐데 제목은 바로 ‘데미안’입니다. 사실 고등학생 때 읽었다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정말 겉 핥기 식으로만 읽었던 책인데 학교에서 학회를 통해 다시 읽게 되었다가 큰 깨달음을 얻게 된 책이에요.
 
 데미안의 줄거리부터 먼저 설명해 볼게요. 데미안 소설의 주인공은 사실 싱클레어입니다. 싱클레어는 화목한 가정 속에서 자라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부모의 손을 벗어난 어둠의 세계-거짓말이나 도둑질과 같은 불건전한 행동들-를 동경시 해요. 그러다가 싱클레어는 불량배 친구와 엮이게 되고, 그 아이로부터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만 그 거짓말로 인해 매번 불량배-프란츠 클로머-에게 돈을 가져다 줘야하는 신세가 됩니다. 싱클레어는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부모님에게 얘기하지도 못하고 몰래 돈을 훔쳐 클로머에게 갖다 받히기만 합니다. 그러던 와중 싱클레어는 전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싱클레어는 이 전학생과 함께 성서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일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이 전학생은 싱클레어가 클로머에게 약점을 잡혀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클로머가 더 이상 싱클레어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 전학생의 이름이 바로 책 제목인 막스 데미안입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으로부터 여러가지 사상과 관념을 배우고 자아를 터득해 나가는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독일계 스위스인인 ‘헤르만 헤세’입니다. 헤세는 독일 남부 슈바벤 주의 뷔르템베르크 소재 소도시인 칼프에서 태어났습니다. 헤세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한 적이 있는 선교사였고, 그의 외삼촌은 일본에서 활동한 교육가로 불교 연구의 권위자였습니다. 이러한 점이 헤세가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헤세는 아버지를 따라 신학자의 길을 걸으려 명문대에도 들어가기도 하지만 결국 이 길을 버리고 시인이자 작가가 됩니다. 그가 생애에 쓴 작품은 1906년 ‘수레바퀴 밑에서’, 1919년 ‘데미안’, 1922년 ‘싯다르타’, 1927년 ‘황야와 이리’ 등이 있습니다.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제가 들고 온 이유는 이 책이 단순한 감동 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저의 생각의 틀을 깨는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 책을 통해서 한 번 더 의심해 보고 다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되었어요. 소설 속에서 나오는, 카인이 그저 동생 아벨을 죽인 잔악한 형이 아니라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고 사실은 그가 강한 내면의 힘을 가지고 약한 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종족을 상징하는 것처럼 어떠한 틀에 갇힌 사상 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틀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책의 내용에서는 싱클레어가 방황을 겪고 난 뒤 깨달음을 얻게 되어 데미안에게 그림을 편지로 보내게 돼요.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보낸 편지에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란 답장을 해줍니다. 저는 이 알이 우리가 사로잡힌 편견이자 틀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인간은 이 알을 깨기 위해 싸워야만 한다고도 느껴요. 또한 이 책에서는 이 세상이 선과 악, 흑과 백처럼 이분법적인 사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얘기해 주고 있어요. 선과 악은 우리가 정할 수 없는 것이며 개개인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해요.
 
 그리고 저는 주인공 싱클레어에게 이러한 든든한 조언자 데미안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럼과 동시에 저에게 데미안과 같은 조언자가 없다면 내가 다른 사람의 든든한 조언자이자 도움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어요. 여러분들도 이 ‘데미안’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또는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실에 살고 있는 인간이란 대체 어떤 존재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이 죽음과 함께 완전히 끝나버리는 것이라면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삼라만상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삶을 반복하는 매우 특수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어떤 인간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것은 중요하고 영원하다. – ‘데미안’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