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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nt Omnes, Ultima Necat

미술 전시는 지루할 것 같지만서도 막상 관람을 진행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날 정도로 생각보다 몰입된다. 이 그림이 어떤 시대에 그려졌고, 작가는 누구이고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렸고,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등등 소설도 아닌 한 장의 그림 안에 담긴 내용이 많은 것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미술관 전시를 다 관람하고 나면 “와 대단하다.” 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지만, 상기 이유 때문에 미술 전시를 관람할 기회가 생기면 참여하려는 편이다. 이번 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아트 갤러리의 주요 소장품 143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부터 시작해 모네의 인상주의, 앤디워홀의 팝아트, 그리고 남아공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무려 4..

한때 수집욕이 엄청났던 시절이 있었다. 봤을 때 맘에 들어서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면 일단 사고 봤다. 그래놓고 다 쓰지도 못 하고 심지어 아예 포장도 뜯지 않은 물건도 더러 있었다. 먼지만 쌓이고, 자리만 차지하고. 본가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 때이니 가뜩이나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 그 때는 그냥 가지고라도 있어야 왠지 모를 공허함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어렸을 때 갖고 싶은 걸 제대로 가져보지 못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그러다 이 수집욕이 조금 치료가 되었는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다름 아닌 금융치료 덕이었다. 맘에 들어서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지 아니한가. 요즘에는 오르지 않은 걸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정말 필요한 것만, 정말 쓸 것만 사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