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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nt Omnes, Ultima Necat

1 나는 워낙 만화나 그림을 좋아하다보니 그림이 들어간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편이다. 책장 서랍에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와 다른 사람들이 엮어 만든 일러스트 집, 온갖 굿즈 등등.. 그러다보니 '그림책 에세이' 라고 분류된 이 책은 나의 흥미를 확실하게 끌었다-생각했던 그림책과는 조금 달랐지만-. 다르다고 느꼈던 이유가 책은 당시에 있던 상황에 다른 책의 문구를 인용해 적혀있고 간간이 삽화가 들어있는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끼어있는 다른 인용구의 책들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연쇄작용!) 책은 마치 누군가의 솔직하면서도 은유적인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가끔 그날 심하게 짜증이나 화가 나는 일이 있다면 욕도 섞어가며 적는 나의 요란한 다이어리와는 달리-차마 보..

1 솔직히 얘기해-리뷰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만-이 책을 읽는게 나는 너무 어려웠다. 우선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호흡이 너무 길어 답답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초반에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던건 묘사가 굉장히 섬세한 점, 글을 읽는데 글의 배경이 그림 그리듯이 그려진다는 점. (그런데 그렇게 그려져도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책 소개를 읽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더라. 월리스는 세상 거의 온갖 것에 '어지러움'을 느꼈던 사람이다. '인생 멀미'를 달고 사는 통에 곧잘 창백한 얼굴이 되어 현기증을 호소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이 멀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그 멀미를 유발하는 세상 속으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었다. ..

1 견디는 힘 하면 소위 세간에서 많이 쓰이는 '존버(존X 버티다, 주로 줄여서 부른 후 -타다로 많이 사용한다)'가 주로 생각난다. 게임을 할 때도 '존버'를 타 어떻게든 상대와의 격차를 좁혀 마지막 한 판을 따내기도 하며,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의 직위를 '존버탄다'고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든다면 경력 때문에 이 직장에서 몇 년 존버탄다, 이 대학에서 조금만 존버타고 편입한다 등등. 사람들은 여러모로 어디서든, 무엇이든 열심히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2 책에서는 현실을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견디는 힘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지만 결국에는 '나'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견딜 수가 없어 하는 이유는 나를 인정하지 못 하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그리..

1 도서의 제목부터 파격적이었다.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딱 봐도 뭔가 때려 부수고 난장판이 일어나리란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주로 읽는 책은 공포, 추리물, 서스펜서물 그 외 비슷한 류들. 하지만.. 난.. 사실 이런 류의 책도 좋아한다. 책에 꼭 추리가 들어가고 감명이 들어가고 교훈이 들어가먄 할까? 가끔은 이렇게 속 시원한 책도 읽어줘야 한다. 그리고 읽다보니 정말 속이 뚫리는 기분도 들었다. 처음 책을 읽을 당시에는 시대상 반영이 조금 어려웠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얘기하는 말들을 보면 현대적인 것 같으면서 고종? 혜종? 뭔가 서울 느낌인데 왕이 있어? 외려 이런 컨셉 때문에 조금은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사실 배경보다 주인공의 행적이 더 판타지스러웠지..

1. 그동안 바쁘게 살다 오랜만에 문화초대에 신청하여 도서를 받아보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도 읽어보고 싶은 다른 도서 하나를 신청했는데 떨어졌다 처음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문화초대를 신청할 때는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책이 다소 어려운 면도 있기는 했지만(원래 심리와 관련된 글들이 다 그렇듯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기에 읽는데 에너지 소모가 다른 일반 소설책보다는 조금 더 들었다. 책에는 중간중간 붉은 색으로 표시된 문구들이 있었다. 마치 학교 수업 들을 때 교과서에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이나 형광펜을 칠하듯이. 솔직히 얘기해서 그렇게 표시된 부분만 읽어도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다 알 수 있을 것 같다. ..

인류는 발전해왔다. 그럼에도 인류는, 사람이다. 01 책을 읽으면서 마치 지난 중고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배웠던 세계사를 한 권의 책으로 단기간에 복습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세계사 선생님이 유머러스하게 가르치시는 분이셔서 수업을 꽤나 재미있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는 교과서에서의 세계사 중심이 죄다 중국이라 중국 역사만 달달달달 외었던 기억이 든다. 하은주 춘추전국시대...) 기원전부터 시작한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그 안에서 크게 주름 잡았던 직업 또는 직종 역시 다시금 기억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판타지를 좋아해서 그런가 철학-연금술사 이런 부분이 나오면 더 즐거운 것 같다. 생각보다 인류는 정말 크게 발전했다. 침팬지 유인원에 가까웠던 종이 점점 허리를 피고 걷더니 자연(불이..

리뷰를 작성하기에 앞서, 필자는 사실 기만자임을 밝힌다. 고양이를 키우지도 않으면서 본 책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신청해버렸기에 용서해주기를 바란다. 오죽하면 SNS에서 고양이 계정만 잔뜩 팔로우했을까. 나만 고양이 없어. 처음 책에 대한 소개를 보았을 땐, 고양이가 꼬리를 흔든다?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라는 식의 어떤 정보전달 형식의 책인 줄 알았다. 우리 인간들을 위해 고양이가 이러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 를 알려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도 그렇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읽을 때 "이게 도대체 뭔 책이야?"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처음 시작하자마자 웬 외계어가 작성된 문구를 보며 절대 암호가 아닌 암호를 해독한다든지, 해독했다든..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이라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지브리 전, 디즈니 이외에는 잘 모르는 나에게 톤코하우스는 상당히 색다른 이름이었다. 무엇보다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 집에서 너무 먼 곳인 데다가 서울에서 산지 2n 년이나 되었음에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강남은 자주 가봤어도, 청담동은 처음이었으니) 서울 촌사람처럼 분당선도 처음 타보았다. 그렇게 가 본 전시관은, 외형으로는 굉장히 크고 거대해 보였지만 내부는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톤코하우스의 메인 이미지는 귀여운 동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돼지가 가운데에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 톤코하우스가 이 이미지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이름인줄 알았는데, 사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이름이었고 그곳에서 제작하..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얇은 두께감이 좋았다. 요즘 보게 되는 소설들은 대개 300~500페이지가 넘어 꽤나 읽는데 시간이 걸리기 일쑤였다.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보니 평일에는 거의 책을 읽을 만한 여유가 부족하다. 이번 주말 역시 많이 바빠서 읽을 수 있으려나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도 황금연휴가 나를 기다려주어서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꼬리박각시란 이름을 처음 들었다. 표지를 보았을 때 나방의 한 종류로 알았다. 하지만 무슨 특징이 있길래, 많고 많은 나방의 종류 중에서, 아니 굳이 나방을 제목으로 한 이유가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꼬리박각시의 특징이 궁금해서 검색해보았더니 성충은 여름에 흔하며 주간에 활동하고 각종 꽃에서 흡밀 한다고 했다. 왜 많고 많은 나비의 종류 중에서 이 것일까?..

+ 창작극 학교 학회 동아리에서 독문학을 읽고 재해석한 후 UCC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자랑을 하자면 동상을 수상하였다!) 그때 당시 읽었던 책은 미하엘 엔데의 였다. 나와 후배 두 명은 두꺼운 이 책을 읽은 뒤 각자의 해석과 생각을 공유하였고, 동일하게 생각되는 부분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이 경우 말 그대로 해석만 다를 뿐이지 에 관한 이야기는 그대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은 달랐다. 의 설명은, '재해석'이 아니라 '창작극'이었다. 햄릿의 모티브는 따왔지만, 햄릿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내었다. + 햄릿, 그리고 함익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는 사람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은 '명작'이란 것에 중점을 두고 소설을 읽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