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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nt Omnes, Ultima Necat

세르주 블로크(Serge Bloch). 프랑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국경과 장르를 초월해 활동 중이며 타임지(Time Magazine),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월스트리스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더 뉴요커(The New Yorker), 르 몽드(Le Monde), 리베라시옹(Libération)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여러 신문과 잡지에 삽화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에르메스(Hermès), 코카 콜라(Coca-Cola), 알스톰(Alsthom), 쁘띠 바또(Petit Bateau),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 런..

어디선가 많이 본 것만 같은 익숙한 느낌의 작품. 아마 여러 글로벌 브랜드와 콜라보한 작품들을 알게 모르게 봐와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그냥 글로벌 브랜드도 아니고 뉴욕 타임스, 구글, 페이스북, 구찌, LG 등과 같이 엄청난 대기업들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알듯말듯한 작품의 주인공을 만날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 전시였다. ⓒ Ilya Milstein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호주 멜버른에서 자랐으며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일리야 밀스타인은 놀라운 디테일과 맥시멀리즘 화풍으로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 경이로운 디테일에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묘한 울림을 주는 요소가 있는데, 이는 그가 뉴욕을 넘어 세계적으로 두터운 ..

가정교사라 함은 '가정' 수업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가정에 방문'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두 가지로 불리운다. 하지만 전자는 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일반교사이기 때문에 주로 가정교사라 부르지는 않고, (나 때만 해도) 기술가정 선생님을 줄여 '기가쌤'이라고 불렀다. 그렇기에 가정교사는 주로 후자의 의미로 불리는 편인데, 이마저도 요새는 가정교사보다는 학습지 선생님이나 과외 선생님으로 부를 것이다. 이렇듯 가정교사라 하면 이제 중세 유럽이나 근대에서 잘 사는 귀족 집안의 자제들을 가르치러 방문하는 사람들로 이미지가 그려진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가정교사 3명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교사인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볼 수 ..

분노는 7대 죄악이라고 불릴 만큼 좋은 감정은 아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 나 역시 잊고 살다가도 가끔, 내 지인과 바람이 나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든 두 사람에 대한 분노가 차오를 때도 있다(TMI). 당연한 감정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다양한 편이다. 그리고 역시 이번에 내가 관람한 이 영화도 한 사람의 분노가 절정에 달해 팡 터지는, 분노를 해소하는 통쾌한 복수극 영화였다. 영화의 이름은 바로 . 한밤중, 누군가 커다란 짐을 힘겹게 들고 집으로 향한다. 도착한 낡은 집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바로 주인공 정인의 할머니였다. 정인의 할머니는 갑자기 찾아온 정인이를 보고 놀라지만, 그래도 하나 뿐인 자신의 손녀를 꼭 끌어안아준다. 그러면서 정인에..

오프라인 도서점, yes24나 알라딘과 같은 온라인 서점을 방문하면 힐링 에세이, 자기계발서 도서들이 서점 베스트셀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도서들을 꽤 많이 읽은 편이다. 한때 일반 에세이나 문학·소설 장르들이 주름 잡던 공간을 다른 분야의 도서가 차지하게 된 건, 아마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하나같이 어딘가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아프고 힘든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자기계발서, 힐링 에세이들은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를 사랑하라고 한다. 내면을 강하게 키워 외부의 악조건을 무시하고 견디라고 얘기한다. '나'와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집중하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치유해주고 보듬어주는 내용인데 '나 자신을 사랑해라'라는 말이 빠..

작품에 대한 누군가의 생각을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내가 작품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고, 미처 찾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거나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나는 과 같은 전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크리에이티브한 작품들이 즐비한 전시도 새롭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 조금 더 좋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을 관람했다. 그때의 전시가 상당한 인기였던지, 이번에 몇 작품을 재구성하여 에피소드 2로 돌아왔다. 좋아하는 전시가 일부 업데이트 되었다니 안 볼 수가 없지 않은가. 티켓을 받기 위해 매표소에서 번호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었고, 내 앞으로 10팀 정도..

Welcome! Ladies and gentleman. You are about to see a story of murder, greed, corruption, violence, exploitation, adultery and treachery─All those things we all hold near and dear to our hearts. Thank you. 신사 숙녀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살인과 탐욕, 부패, 폭력, 사기, 간통, 그리고 배신이 가득 담긴 얘기를 감상하시게 될 겁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것 들이죠. 감사합니다! 브로드웨이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 공연 뮤지컬 가 25주년이라는 대기록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여지껏 많은 뮤지컬을 본 ..

오랜 결혼 생활을 한 사람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사랑보다는 정으로 살아간다고들 한다. 그래도 둘이서 함께 일궈놓은 것도 있고 어쨌든 애정도 정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갑자기 하루아침에 인생의 반려자가 내 곁을 떠나게 되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영화 는 그렇게 시작한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여전히 삶을 재밌게 살아가는 아내와, 사이 좋은 자식손주들이 있는 단란한 가정. 주인공 제르맹의 아내 리즈는 어떤 유명한 안무가 밑에서 안무를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예기치 못한 순간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혼자 남겨진 아버지가 걱정된 자식들은 시간표를 짜가면서까지 어떻게 해서든 극진히 돌봐주려 한다. 이런 효도는 부모가 느끼기에..

초장부터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웃기지만, 나는 일단 Science Fiction, SF 부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멍청해서 SF를 잘 이해하지 못 해서다. 인셉션, 인터스텔라와 같이 SF의 대가로 불리는 영화 같은 경우도 볼 때는 정말 재밌게 봤지만 사실 잘 이해하지는 못 했다. 스타워즈도 동일한 이유다. 유명하고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SF는 어려워서 가까이 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 SF 도서 읽는 것을 한 번 도전해보았다. 여러 유명인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도서다보니 왠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SF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SF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곽재식' 교수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잘 읽어보면, 나도 SF에 조금..

섬의 끝자락에서 바다를 향해 이 곳에 땅이 있음을 알려주는 표시, 등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던가. 등대를 멀리에서 보면 굳세게 땅의 끝자락에 서있는 위용있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등대의 안은 사실 단촐하고 그렇게 멋있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등대는 먼 항해를 떠나서 돌아오는 배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혹시나 어두운 밤에 배가 섬에 부딪히지 않도록 위험을 알리며 제 할일을 한다(사실은 등대지기가 하는 일이지만). 문학작품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등대는 주로 신호, 알림, 주의 등 일반적인 등대의 속성을 지닌 뜻으로 사용되곤 한다. 또,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의 경우 (교대를 서긴 하지만) 혼자서 그 곳을 지키는 경우가 많아 외로운 곳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