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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nt Omnes, Ultima Necat

은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당시 대학 동기가 이 영화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추천을 해줘서 급하게 표를 끊고 혼자 영화관에 가서 보고왔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19세 이상 관람가로 생각보다 잔인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휘향찬란한 색감과 빠른 속도감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관람했다. 분홍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참 예쁘단 느낌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메가박스를 가보았는데 길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두 번은 안 가게 되었다. 맥스 달튼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20년 동안 영화, 음악, 책 등의 대중문화를 모티프로 빈티지한 색감과 함께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대학 시절, 독어독문학을 배우던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아마 하리보일 것이다. 단순히 곰 젤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하리보의 제품 중 하나였던 Goldbären이 gold 황금, bären - 곰(복수어)을 뜻하는 독일어였던 것이다. 그 때부터 우리나라 곳곳에 숨어있는 독일어(폭스바겐, BMW 등등)들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지금은 손을 놓은지 오래 되었지만.. 그런 하리보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100년 전이면 1920년대인데, 이 당시 꽤나 많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망하지 않고 100주년을 맞이했다는 건 엄청나게 뜻 깊은 일일 것이다. '하리보'는 창립자 한스 리겔HAns RIegel과 창업한 도시 본BOnn 에서 각각 두 글자씩 따와 만든 단어라고 한다. 어떤 ..

탄수화물의 민족이라 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끼니를 챙기는 것에 있어 진심이다. "밥은 먹었어?", "밥도 안 주고 일을 시킨다고?", "언제 한 번 밥 같이 먹자." 등등. 나 역시 지인이 밥도 못 먹고 일 했다 그러면 어떻게 밥 먹을 시간도 안 주고 일을 시키냐고 같이 화를 내주기도 한다. 영화 에서 나온 '밥은 먹고 다니냐'가 괜히 나온 명대사가 아닐 것이다. 『끼니』는 밥을 먹다 생긴 에피소드들과 식당에서 마주친 사람에 대한 책이다. 참치집 사장님, 짬뽕집 배달원, 만둣집 부녀 등 끼니를 때우다 마주친 사람들의 별나고도 재밌는, 때론 안타까운 이야기 총 47편이 수록되어 있다. 특별한 사람만이, 특별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 속에서 ..

투니버스나 챔프에서 방영해주는 애니메이션을 (자주, 많이) 보고 자란 세대는 생각보다 커서도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게 되는 것 같다. 대중적인 표본은 아니지만 많지 않은 내 주변인들이 그러하다. 애니메이션은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재미도 있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예술의 한 장르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게임이란 하나의 종합 예술이라고 칭했던 로스트아크 전 디렉터 금강선의 말처럼, 애니메이션도 시청각, 그래픽, 스토리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아우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는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 동안 많고 다양한 인디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했다. 여러가지 재미있어 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같이 보기로 한 지인과 그 작품들 중 최종적으로 고르게 된 작품이 바로 이었다. 시..

나는 관계가 어렵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힘들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힘들다. 항상 타인의 감정 눈치를 살피게 되고, 행동에게서 불편함이 느껴지면 내 잘못인가 싶어 나 자신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반성시키게 한다. 그러다보니 사람과 최대한 마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집에 박혀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최근에도 사람 때문에 직장에서 번아웃이 찾아올 뻔한 적이 있었다. 특정 페이지에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이 적혀있어, 부장에게 스크린샷과 함께 이러한 이유로 이 부분은 삭제해야 될 것 같다고 전달하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문제있어요?" 내가 이해하기 쉽도록 줄줄이 쓴 내용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거니와, 말투부터 할 말인가 싶었다. 그동안 이런 비슷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그 말을 듣..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음악. 먼 거리 이동 시에는 물론이거니와 집 앞 5분 거리의 편의점을 다녀올 때도 이어폰은 필수 아이템이다. 어렸을 때는 동네에서 멀리 나가질 않아 음악 듣는 일이 많이 없었지만 점차 자라면서 플레이어가 마침 필요해져 갈 때, MP3, 휴대폰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은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 물론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학창 시절에 음악 시간이 있었을 것이고, 길을 돌아다니면서 가게에서 틀어놓은 음악을 알게 모르게 들었을 것이다. 음악으로부터 마음의 안정이나 예술 영감을 얻는 사람도 있고, 음악을 활용하여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다. 음악의 위대함 덕분일까, 윗사람이나 어른들로부터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을..

1 며칠 전 SNS을 보다 '마인X링'이라는 마인드케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심리 테스트를 해보았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듯이 별로 좋은 얘긴 없었다. 외로움을 느끼는 고독함 지수가 제일 높았고, 화를 내거나 걱정하는 성향이 그 뒤를 이었다. 우주에서 보면 먼지 하나에 불과한 인간 하나에 무슨 이렇게 안 좋은 감정들이 잔뜩 들어차있는 것인지. 평균 8-90세를 살아가야 하는 이 험난한 세상에 왜 긍정보단 부정으로 덮여 있는 건지. 혼자인게 좋다면서 외로움은 타고, 기분이 안 좋으면 쉽게 화를 내고,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참 답도 없는 성격. 도대체 이 갈 데까지 가버린 부정적인 마음과 성격을 어떻게 다잡아야 하는 걸까? 2 상처를 많이 받아본 사람은,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여 나 자신에게도 상..

*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우리 세대에 '카시오페아' 하면 남자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이름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역시 w자 모양의 별자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별이 많거나 잘 보이면 카시오페아 별자리를 찾아보곤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북두칠성과 함께 북극성을 찾는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별자리. 이 별자리를 따라 길을 찾는 것 처럼, 우리도 뭔가의 이정표를 가지고 내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이 별자리를 제목으로 둔 영화 한 편이 6월 1일 개봉한다. 2 남편과 이혼 후 완벽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수진(서현진)은 딸 지나(주예림)의 미국 유학을 준비한다. 일이 워낙 바쁜 수진을 돕기 위해 수진의 아빠 인우(안성기)가 지나..

1 최근 백화점 내 영풍문고를 방문했다. 다양한 도서들이 있었는데, 요즘 트렌드에 맞게 입구 근처에는 주식/투자 관련 도서와 힐링 에세이가 즐비했다. 책 시장의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서점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0과 1로 이루어진 전자도서와 짤막한 글귀로 사람들을 모으는 SNS가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까지 종이책에 대한 수요는 상당한 듯 하다. 내 발걸음은 이 도서들을 지나쳐 '소설' 분류로 옮겨갔다. 공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그런가 소설책, 특히 미스터리 추리물, (간단한 소재 정도의) 판타지 소설 책들이 눈에 더 밟혔다. 베스트셀러 부분에 이라는 도서가 있었는데, 굉장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생각나는 표지였지만 시놉시스가 너무나도 흥미를 돋구웠다. 이 외에도 읽어보고 싶은 소..

1 정권이 새롭게 바뀌면서 '여가부 폐지'가 뜨거운 냄비다. 여성가족부의 줄임말로 자주 불리는 이 기관은 여성과 청소년 및 가족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준다. 그런데 여가부가 한부모 가정들이나 차상위계층과 같이 취약한 생활을 하는 자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은 잘 모르는 것인지, '여자'를 위한 부서라는 명목 하에 이 기관을 폐지하자는 말이 나온다. 헤어지자는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고서는 초범인데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지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징역 10년도 내리지 않는 법원에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말이다. 그저 암담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2 비슷하게 암담한 시대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이 있다. 방 2칸이 전부인 작은 집에 부부와 친정 부모, 그리고 조카들이 모여 살고있다...